혹시 ET할아버지 채규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교육자이며 사회운동가인 채규철 교장은
'ET 할아버지'로 불리웁니다.
왜냐하면 불의의 사고로 온몸이 녹아내리는 화상을 입어
그 모습이 외계인 같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입니다.
채규철 선생님
대안 교육운동가 채규철 (1937~2006)선생님은
천막 교회 귀퉁이에서 새우잠을 자며
힘들게 공부하여 대학을 갔습니다.
덴마크와 인도에서 유학을 마치고 선택한 길은
주어진 환경이 부족한 아이들을 가르치고
사랑하고 바르게 자라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이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고등 공민학교에서
보리쌀, 채소, 과일들을
교육비로 받으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31세의 청년 때 일이었습니다.
다른 영아원에 페인트칠 봉사를 하기 위해
자동차에 페인트와 시너를 잔뜩 싣고 가던 중
사고가 났고
선생님이 탄 자동차는 사고로
불이 엄청 타올랐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27번의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선생님의 모습은
너무도 참혹했습니다.
마치 녹아내려 버린 듯한 선생님의 모습에
사랑하는 학생들마저 혼비백산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서 교사의 길을 걷고 있던 선생님에게
이 일은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모진 고통 속에서 좌절하고 있던 그에게
새로운 인생의 길을 열어주고
삶의 용기를 준 책이 있었습니다.
헬렌 켈러의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
절망 속에서 희망을 꽃피운
그녀의 모습에 용기를 얻은 선생님은
병상에서 일어서자마자
사고 전부터 해오던
청십자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간질환자 진료사업 모임인 '장미회' 등
한없는 비관이 밀려올 때면
오히려 새로운 일들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1986년 마음 맞는 친구 몇몇과
경기도 가평에 천막 하나 달랑 치고
'두밀리 자연학교'를 열었습니다.
학교에는 분필 가루가 날리지도 않았고,
회초리도 없었습니다.
숲이 운동장이고,
들판의 풀들이 살아 있는 생물 교과서였습니다.
밤하늘 가득 수놓은 별들이 과학 선생님이었습니다.
절망적인 아픔조차도 아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진심과 노력을 통해 학생들은
선생님의 일그러진 외모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선생님을 'ET 할아버지'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스스럼없이 따르고 존경하였습니다.
진정으로 고귀한 마음과 정신은
아무리 흉한 모습에 감춰져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고귀한 것입니다.
채규철 선생님이 가진 불굴의 정신
그리고 세상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이것이 있다면 어떤 역경 속에서도 찬란히 빛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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